::주요 인물 설명::
<악덕 사장> 더글라스 에델린
- 에델린 가문
- 악질만 행하는 부자인 남자.
- 자기 욕심이 강하다.
- 시민들에게 항상 행하는 행동이 나빠서 항상 이야기가 좋지 않다. 가난한 사람한텐 발길질을, 같은 부자에겐 아부를.
- 특히, 보석을 훔치고 달아나는 도둑같은 괴도를 지독하게 싫어함.
- 시민들에겐 이렇게 불리고 있음.
Frederick (프레데릭, 프레드리히-독일계)
=힘센 옹호자
Douglas (더글러스): 짙은 회색
Douglas - 더글라스=======>검은 언덕
Edeline - 에델린=======>높은 신분으로 태어난
1.
유라는 여느때와 다름 없이 거실에 있는 소파에 누워 티비에 나오는 뉴스를 보고 있었다. 지루한 눈빛으로 채널을 돌려가던 유라는 뭘 본 것인지 휘둥그레지며 리모컨의 버튼을 누르던 손동작을 멈췄다. 유라가 멈춘 채널은 한 남자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남자는 대략 50대 중후반으로 보였으며, 보이는 얼굴만 봐도 욕심이 충만해보이는게 느껴졌다. 남자의 이름은 더글라스 에델린, 에델린 가문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나 부모님이 물려주신 유산을 통채로 가지고 있다 한다. 오냐오냐 자라왔던 터인지 자기 욕심이 많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따윈 없어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있었다. 단, 자기와 급이 같다고 생각하는 부자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그런 그를 향해 시민들은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데, 그 이름은 프레데릭. 힘센 옹호자 뜻을 가지고 있으니 그에겐 딱 맞는 별명이었다. 그는 이번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란 물건은 다 모아 전시회를 열거라 했다. 그 중엔 미술품도 있으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얻은 전시품들-다양각색한 보석, 진주등등-보물이라고 해도 좋을 것들이 있었다.
【 놀라시긴 아직 이릅니다. 오늘 전시회 발표를 위해 아껴두었던 인어의 눈물도 있으니 말입니다! 】
전시할 것이 그렇게 많음에도 전시회가 발표까지 비밀리에 경매로 들여왔다는 인어의 눈물이라 불리는 핑크진주가 영롱한 빛을 보이며 카메라에 비춰졌다. 몇 년의 시간을 지나도 빛이 꺼지지 않는 핑크진주, 인어의 눈물. 듣기만 했던 것이 눈앞에 나타나자 그 장소에 있던 언론인들도 그 영상을 보고 있던 유라 또한 눈길을 끌었다.
【 이렇게 되면 괴도로즈가 인어의 눈물을 훔치러 올지도 모르겠는데요? 】
카메라 밖에 들리는 목소리에 유라는 갈 생각은 없었지만, 민중들이 원한다면 가볼까? 어쩔 수 없네~, 하는 심정으로 웃음을 머금었다. 하지만 그 다음에 이어지는 대답에 유라는 웃음기를 싹 지워버렸다.
【 하?! 그딴 도둑이 이곳에 올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까? 여긴 당신들 같은 일반 시민은 못 들어오는 곳이야! 괴도도끼니 뭐니 하는 도둑은 절대 못 들어와! 절대! 】
나같이 신분 높은 부자들만 오는 곳이니 꿈도 꾸지마! 그의 발언에 생방송으로 이어지고 있던 영상은 흔들리면서 삑, 꺼지게 되었다. 물론 유라의 손으로 말이다. TV 화면을 끈 유라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어두워진 얼굴로 제 방을 향해 걸어갔다.
"저 영감 가만두지 않겠어. 괴도가 그냥 도둑이 아니라는 걸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그의 발언에 시민 입장에서 화나고, 괴도의 입장에서 두 번이나 화난 유라는 제 방으로 가 그의 전시회에 대한 조사와 그와 이어진 인맥을 알아내기 위한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2.
지금 TV와 인터넷만 틀면 괴도로즈의 소식으로 난리가 났다. 더글라스 에델린- 일명, 프레데릭에게 괴도로즈가 예고장을 보낸 것이다. 내용은 이러하다.
『 예고장
환한 달이 빛나는 하늘 아래, 그녀의 눈물이 어둠 속에 반짝이는 날.
인어의 눈물을 가져가겠습니다.
괴도로즈🌹』
이 예고장이 오게 된 것은 그의 문제되는 발언이 있고 나서 일주일도 안 된 시간이었다. 유라는 혹시라도 그에게 예고장을 보내면 그가 무시할까봐 경찰에게도 보낸 것이 큰 효과를 준 것이라 생각하며 킬킬 웃기 시작했다. 이제 날만 잘 보며 갈 준비를 마치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스승님!!"
"아."
제자의 존재를 잊을 정도로 화가 나있던 나머지, 유라는 제자에게 이 이야기를 말하는 것을 잊고 만 것이다. 아니, 어차피 예고장 보내면 알게 될 내용이니 괜찮지 않을까?! 자기 설득을 하며 집 안으로 들어오는 제 제자, 안정한을 향해 몸을 틀어 보였다.
"안녕~ 무슨 일로 왔어?"
"이걸 보고 왔습니다, 스승님."
자연스럽게 웃으며 인사한 유라였지만, 정한은 인사보다 자기가 이곳에 온 목적이 우선이었는지 무슨 일로 왔는지에 대한 질문에만 답했다. 정한의 손에는 폰이 들려있었고 그 안에는 괴도로즈의 예고장 소식으로 가득한 내용들 뿐이었다.
「 괴도로즈, 더글라스 에델린에게 당당히 예고장을 날리다. 」
「 그녀의 눈물이 흐르는 날이란 언제인가. 그녀란 진주의 인어일까? 」
「 시민들 환호. 괴도로즈, 프레데릭을 납작쿵 눌러주세요! 」
각각 다른 내용들이었지만, 그 안의 주제는 괴도로즈였다. 괴도의 제자로 들어온 정한은 이 내용에 대해 미리 얘기해주지 않아 기분이 상한 모양인 듯했다. 제자로서 들어왔는데 예고장을 보내기 전의 준비를 함께 하며 배우지 못 했으니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유라는 정한 없이 그의 전시관에 다녀오고, 그의 인맥을 살펴본 결과, 제자를 데리고 가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 괴도로 경험을 많이 한 저로서는 여차저차 광경을 해낼수 있겠지만, 아직 관찰력 하나만으로는 갓태어난 병아리를 고양이 밭에 풀어놓는 거나 다름 없었다.
"정한-."
"저도 가겠습니다."
유라가 끝까지 부르기도 전에, 정한이 먼저 나서며 유라를 따라가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유라는 마른 세수를 했다. 말로 위험하니 따라오지 말라 해도 제자는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해낼수 있다고 다짐하며 더 끈질기게 따라가려 할테지. 이러저러 해도 결론은 단 하나에 이르렀다. 위험할지도 모르는 자리에 정한을 데려가는 것. 괴도로서 좋은 경험이 될테긴 하지만….
'여차 위험한 상황이 되면 그때 가라해도 되겠지.'
유라는 결국 알았다는 허락을 내렸다. 몇 안 되는 위험한 경험을 이르게 해도 되는 걸까, 걱정이 밀려왔지만, 일단 예고장을 보낸 후고 저 영감을 납작하게 누르며 원하는 인어의 눈물도 훔치면 시민들 또한 좋아하할테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상상한 유라는 실실 웃기 시작했다.
3.
예고장을 받고 난 후부터 며칠 동안, 그의 전시장은 경비로 방어가 탄탄한 사태로 이루어져있었다. 물론 그 유명한 괴도로즈가 언제 올지 궁금해하며 찾아오는 그의 인맥을 통해 온 자들과 신분 높은 사람들도 구경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 괴도라는 도둑때문에 내 아름다운 전시장이 혼잡해졌잖아!!"
괜한 화풀이로 앞에 있는 양동이를 걷어차는 그였다. 그의 속과 다르게 아크릴 바닥을 구르는 양동이 소리는 경쾌했지만 말이다. 그의 행동에 이곳의 방어를 꼼꼼히 관리하고 있던 괴도를 잡는 경찰 소속 과의 반장이 다가왔다. 반장이 다가오자 씩씩거리던 그는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반장을 바라봤다.
"지금까지 괴도로즈를 못 잡아온 반장 나으리께서 웬 발걸음을 해서 필요없는 경비를 쓰시는걸까?"
딱 들어도 비꼬는 말투였다. 화날 법도 했지만, 반장은 화를 꾹 누르며 그를 바라보곤 그의 주위에 있는 사람을 슬쩍 훑어 보았다. 그의 주위 뿐만 아니라, 반장이 데리고 온 애들이 아닌 사람들까지 경비를 서고, 주변을 경계하는 듯하여 누구인지 궁금해하는거 같았다. 그는 제 말을 무시하는 반장에 욱했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잘난 체하며 그들을 소개했다.
"이 두 사람은 내 보디가드들이야. 혹시 몰라서 대비해둔거지. 너희로는 전혀- 안심이 안 되서 내 물건들을 안전하게 지켜달라고 돈으로 매수시킨 아이들이라고~."
깐족대는 폼이 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재주 하난 대단했다. 그 모습을 슬쩍슬쩍 바라보고 있던 반장의 아이들은 꼴깍, 침을 삼켰다. 아까도 참았는데 지금도 참아낼수 있을까? 반장 아이들의 걱정과는 다르게 반장은 슬 웃더니 그렇습니까, 한마디를 내뱉으며 조소했다.
"그렇게 돈으로 매수한 사람들도 결국, 괴도로즈가 언제 올 지 몰라서 저희들과 매일- 같이 경비를 세운다는 거군요."
악마 같이 사악하게 웃으며 그를 내려다보는 꼴은 지기만 했던 시합의 막판에 반전 승리를 한 스트라이커였다. 그는 억울해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고, 왠지 모르게 악마의 모습을 보이는 반장에 반장의 아이들은 이것을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며 경비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와, 반장님한테 그런 모습이 있는지 처음 알았어!"
한 곳에 4층으로 나뉘어져있는 커다란 전시관이라 울려퍼지는 목소리에 전시관을 구경하던 손님들도, 경비를 서고 있던 반장들과 그들은 어디서 들리는 목소리인지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천장! 저깄다!"
"저기, 공룡 뼈 위에 있네!"
공룡의 뼈 형태를 그대로 지탱해주고 있는 줄을 잡고, 뼈 위에 서있는 괴도로즈를 다들 발견하기 시작하자 반장은 괴도로즈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당장 그곳으로 가 체포하겠다고 난리를 쳤다. 악마같은 모습을 금방 없애버린 반장에 유라는 재미없다는듯 우- 소리를 내며 나한테 한번도 안 보인 모습을 몇 번 안 본 걔한텐 보이는거야? 실망이야! 소리쳤다. 누가 들으면 오해할 소리를 하는 유라에 반장은 식겁하며 뭔 소리를 하는거냐며 이번엔 널 잡고야 말거라고 전시장에 울려퍼지도록 큰소리로 외친 후 괴도로즈가 있을 꼭대기 4층으로 가기로 했다.
"모두 4층으로 간다!!"
반장의 지시에 따라 1층에 있던 반장의 아이들은 반장을 따라 4층으로 걸음을 디뎠다. 전시관을 누미던 관객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괴도로즈를 향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 반면, 전시관을 연 주인 프레데릭은 여유만만한 얼굴로 괴도로즈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런 그에 유라는 흐응, 하는 소리를 내며 그에게 질문을 내던졌다.
"당신은 안 움직일건가 보지?"
"당연하지. 내가 안 움직여도 내가 돈으로 산 아이들이 알아서 널 잡아줄테니까."
그가 턱을 까닥, 움직이기만 했을뿐으로 1층에 있던 검은 양복에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무리로 층층마다 있는 물건을 이용해 벽을 타며 유라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유라는 그에게 대단하다는 듯이 휫파람을 불며 그들이 올라오는 것을 여유롭게 바라보았다. 점점 다가오는 그들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당황하긴커녕, 여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녀에 그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대체 저 여유는 뭐야!! 괴도로즈가 서있는 장소에 거의 비슷하게 도착한 경찰 무리와 검은 무리들에 그녀는 제 오른쪽 귀에 손을 대고 장난꾸러기처럼 미소 지으며 외쳤다.
"지금이야!"
그녀의 한 마디에 전시회의 모든 전등이 꺼지면서 어두워졌다. 갑자기 어두워진 상황에 모두 당황하며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서 유일하게 반장만은 당황하지 말라며 누군가에게 손전등을 가져오라 지시했다. 그 지시가 이뤄지는 동안 벽에서 각각의 층을 타고 온 검은 무리들은 암흑에 익숙해지지 않아 함부로 움직였다가 발을 헛디뎌 한 층마다 매달리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원하는 상황에 다르자 그녀는 날렵한 몸날림으로 각각의 층마다 있는 기둥에 밧줄과 이어진 갈고리가 나오는 총을 쏘며 여유롭게 아래로 내려왔다. 그녀가 가져가려는 인어의 눈물은 1층에 있단 조사는 이미 끝마친 후였다. 1층으로 멋진 착지로 암흑에서도 앞이 잘 보이는 적외선 망원경-에 끈을 이어놓아서 머리에 끼워쓸 수 있다-을 장착한 그녀는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저가 훔칠 인어의 눈물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
제 옆을 스쳐지나간- 날카로운 바람소리에 나아가던 걸음도 멈추게 되며, 쓰고 있던 망원경을 고정시켜주던 끈도 풀어지고 말았다. 도망치는 상황에선 쓸 수 없겠다고 판단한 것인지, 그녀는 쓰고 있던 망원경을 벗고 저를 향해 칼을 던진 인물에게로 얼굴을 들었다. 위로 올라오지 않고 그의 곁에 머물러 있던 두 명의 인물이었다. 이제 어둠에 익숙해진 것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어둠에 잘 익숙했던 일을 해왔던 것인지―….
"다음은 없을거다."
"마치 일부러 빗나가게 했다는듯이 말하네?"
언제 다시 불이 켜지질지 모르는 일. 암흑의 무대에서 한꺼번에 해치울 작정인지 새로 무기를 장착하는 소리를 직접적으로 내며 다가오는 그들에 그녀는 이제 어둠에 익숙해진 눈동자를 굴려 주변을 살펴보곤 좋은 대책이라도 떠오른듯 씨익,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전시회의 물건을 망가트릴 생각은 없는지 멀리서 지켜보기만할 뿐인 그들을 향해 달려가는 그녀였다. 돌진해오는 그녀의 행동을 예상하지 못 했는지 당황하던 그들은 그녀를 잡지 않고 뭐하냐는 고용주, 더글라스 에델린- 그의 호통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날카로우며 거센 행동으로 그녀를 덮치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유연하게 덮쳐오는 그들을 피해 몸을 굴러 유리관으로 덮여있는 장식장에 도착했다. 재빠르게 유리관을 열어 보이자마자 번쩍, 전시관의 불이 켜졌다.
"괴도로즈!!"
어느새 1층에 도착한 반장은 무리를 이끌고 그녀를 잡을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그녀에게 시선을 둔 것도 잠시, 반장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위험한 물건을 소지한 채 서있는 그들을 바라보곤 눈을 가늘게 떴다. 경찰을 안 믿더니 이상한 곳에 돈을 쓴 모양이군. 아직까진 해를 끼치지 않은 모양이니 못 본 척 넘어가기로 하며 그녀를 진압하는데 집중하기로 한 반장이었다.
"괴도로즈, 나갈 곳은 이제 없다! 포기하는게 좋을걸!"
"반장님, 그대로 오면 여기, 인어의 눈물이 산산조각 날 수도 있다구~?"
일부러 유리관을 열기까지 한 그녀는 그곳에 이미 인어의 눈물 있는 걸 알고 있던 모양이었다. 그것을 지키는 것이 제 1 의무였던 터라 쉽사리 다가가기란 쉽지 않았다. 괴도를 잡는 것도 목적이지만, 잡으려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깨질 진주를 조각나게 만든다면 아마 반장 자리에서 해고는 물론이고, 거리에 나앉게 생길것이 분명했다. 다가오지 못하는 반장의 모습을 보자 그녀는 능글스레 웃으며 흰 장갑을 낀 손으로 인어의 눈물이라는 이름을 지닌 진주를 손에 쥐었다. 승리감을 만끽하며 그녀는 그들을 향해 싱긋 웃어 보이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괴도로즈...!"
"후, 처음부터 경찰따위 신용하지 않은게 다행이었어!"
경찰을 향해 비웃음을 치며 자리를 뜨려는 그에 저걸 그냥..! 부들부들 거리는 반장님을 붙잡느라 애쓰는 경찰 무리들이었다. 분명 그렇게 가져가려면 가져가보라며 아끼는 듯한 진주를 뺏긴 것에 생각보다 화를 내지 않는 그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서 말이다.
4.
"-정한아?"
아직 괴도명을 정하지 않아 조심스럽게 제자의 이름을 작게 부르며 건물 안을 누비던 유라는 난감한 듯 볼을 긁적이며 있으란 곳에 있지 않고 어디간거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아직 경찰들이 철수하지 않은 상태니 어이- 부르는 방식을 바꿔 정한을 찾아다니던 유라였다.
"스승님!"
"어디 갔었어!"
저를 간접적으로 돕는 역할과 저가 무사히 빠져 나올수 있도록 루트-그 중 하나는 전기실에 가서 정전을 만든 일이다-를 만들어주었던 정한이 보이자 유라는 안심함과 동시에 약속했던 장소가 아닌 곳에서 나타나자 바로 정한을 구박했다. 정한도 스승인 유라를 걱정시킨 것이 죄송했던 모양인지 조용히 들으며 반성하는듯 모양이었다. 그런 정한에 유라는 후, 숨을 들이 내쉬곤 품에서 작은 케이스를 꺼내 들어 보였다.
"스승님, 그건…."
"응, 그 진주를 담은 상자야."
정한의 한 손에 쥐어지는 케이스 크기에 역시 여자와 남자의 손 크기 차가 있긴 하구나, 딴 생각을 했다가 문뜩 정신을 차리곤 상자를 정한에게 밀어주듯 건네주었다.
"이걸 가지고 먼저 가있어."
아직 할 일이 남아있어서 말이야.
슬 웃으며 정한이를 등지고 가려던 유라는 확, 잡아챈 정한의 손에 멈칫하더니 어떤 반응이 올지 뻔히 알면서도 정한에게 왜 붙잡은것이냐 물었다. 정한의 답은 간결했다. 남아있는 일이라는게 뭡니까, 스승님. 답지 않게 불안한 눈동자를 해오며 유라를 보는 정한이었다. 유라가 뭔가 답하기도 전에 정한은 도울 수 있다면 자신도 같이 가겠다고 덧붙여 말했다. 유라는 당연히 안 된다고 단호하게 얘기했지만, 정한은 강하게 반박했다. 어째서요? 유라는 사실대로 얘기할 수 없는 노릇이라 입을 꾹 다물다가 장난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모두가, 그가 혼 좀 나기를 원하고 있으니까. 자그마한 장난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어? 그거야말로 내가 가장 해주고 싶은 일이니까, 제자로서의 일은 여기까지야. -아참, 혹시나 싶어 말하겠는데
이건 경고가 아니라 부탁이야."
스승으로서의 부탁, 들어줄거지? 장난스레 말하던 유라가 평소에는 잘 보여주지 않던 진지함에 왠지 보는 사람 마저 슬퍼 보이는 미소를 짓자 정한은 뒷걸음질 칠수밖에 없었다. 이해해주는 정한에 유라는 고맙다는 듯 웃으며 정한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어주고는 자리를 떴다.
5.
전시관 건물 안과 밖은 아직 괴도로즈를 찾지 못해 안달난 경찰들로 가득하다. 그 광경을 전시관 건물의 옥상에서 구경하고 있던 당사자, 그녀는 덤덤히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니, 구경이라기 보다 누군가를 찾는듯 눈동자를 굴리기 바빠보였다.
"나를 찾으시는건가?"
저를 위협하고, 주변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듯 돈으로 산 업자들을 들인 그가 옥상으로 발을 들였다. 무슨 배짱인지 혼자서 옥상에 온 그가 이상하게 여겨졌지만, 일단 이곳에 온 목적부터 달성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진짜 인어의 눈물을 찾으러 왔습니다."
"그건 이미 훔쳐간 거 아니었나?"
그는 영문 모르겠는 얼굴을 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 답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저를 위협하는 행동을 해왔지만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그의 행동을 그녀는 알아본 것이다. 연기를 뿌린 후 그녀는 경찰 무리 속으로 들어가 경찰로 변장했는데, 그 찰나에 반장처럼 분해하지 않고 경찰을 비웃는 여유를 보이는 그가 수상해 그의 곁에 있던 무리들이라면 이유를 알겠지, 무리들에 섞여 자연스럽게 대화에 낌으로 알아냈다.
「그 진주는 어떻게 된 거래요?」
「아직 전달 못 받았어?」
「아하하, 괴도를 몰아 붙일 생각에 그만….」
「진짜 진주는 사장이 갖고 있으니까, 우린 돈 받은 만큼 사장을 지키면 되는거야.」
「아아, 그랬구나?」
목적을 알아냄과 동시에 그녀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안 그래도 적이 많은데 미리 재워두는게 좋겠다 싶어 기절시키고 온 게 지금의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훔쳐갔죠. -가짜를."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내보이던 그녀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갑자기 싸하게 달라진 그녀의 분위기에 흠칫하던 그는 으쓱이며 가슴팍에서 검은 물체를 쓰윽, 꺼내보였다. 뭔지 몰라도 일단 경계해야했던 그녀는 조용히 그를 지켜보았다.
철컥-
장전되는 쇠소리와 동시에 그는 그녀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소음총이 아니었기 때문에 총 발사 소리가 울려퍼졌고, 그 소리가 위에서 들리자 아래에서 괴도로즈를 잡으려던 경찰 모두가 위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아래에서의 각도로는 괴도로즈만 보일 뿐, 정작 총을 쏜 그는 보이지 않아 대부분의 경찰은 혹시 괴도로즈가 총을 쏜 것인가, 하는 의심에 서둘러 옥상으로 가는 길로 걸음을 옮겼다.
"일부러 빗맞춘건가?"
밑에 벌어진 상황을 힐끗, 눈길 준 것으로 살핀 그녀는 그가 경찰을 옥상으로 오게 하기 위해 일부러 총알을 빗맞췄다는 걸 알아맞췄다. 그걸 알아채봤자 이미 뒤늦었다는 듯이 그는 씩, 웃으며 총을 치켜세우곤 다른 손으로 진짜 진주가 있는 상자를 들어보였다.
"원하는 건 내 손 안에 있지만, 이걸 잡으려 움직이는 순간 너는 빵! 이란 말이지~. 이렇게!"
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방아쇠를 당기더니 그녀를 향해 총을 마구잡이로 쏘기 시작했다. 넓은 공간의 옥상이라 총을 피하긴 쉬웠지만, 마구잡이로 쏘는 식이라 몸을 크게 움직임으로 체력이 많이 깎여 이를 악물며 피할 수밖에 없던 그녀는 마구잡이로 쏘는 것으로 인해 총알이 곧바로 달아 새로 끼우려는 그의 모습을 좋은 타이밍이라 생각하며 그를 향해 달려갔다.
"바보같긴!"
마구잡이로 쏜 총을 버리고 다른 손에서 다른 총을 꺼내보이는 그에 그녀는 휘둥그레졌다. 그녀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바보같이 보였던 그의 모습을 얕본게 틈을 보이게 된 것일까, 처음으로 위험에 빠질 유라였다.
탕!
총소리 한 번이 울림과 동시에 유라는 제 몸이 붕- 뜨는 느낌을 받았다. 괴도로서 이제 끝을 맞이하는 느낌이 이런건가. 눈을 감고 있던 유라는 제 몸이 흔들리며 저를 부르는듯한 목소리가 귀에 울리자 뭐야뭐야, 화들짝 놀라며 눈을 떴다.
"저, 정-!"
"스승님."
유라는 저도 모르게 놀라서 정한의 이름을 부를 뻔했다가 가라앉은 저음의 목소리로 호칭을 내부른 정한에 흠칫했다. 정한은 무뚝뚝한 편이긴 하지만, 항상 스승인 저를 존경하는 제자였기 때문에 말수가 적어도 그 말 속엔 다정함과 상냥함이 묻어있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 정한이 안 그래도 무뚝뚝한 편인데 가라앉은 목소리로 부른다는 것은 화났다는 걸 나타내는 거였다.
"저어, 제자님?"
안 그래도 정한은 제자로서 참여하긴 했으나 괴도가 아닌 어시스트로 온 곳인지라 얼굴을 가릴 수 있게 검은 후드티에 걸쳐져있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어 표정이 보이지 않는데다가, 만약을 대비하여 검은색의 마스크도 쓰고 있어 정한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수 없던 유라는 제자의 호칭을 높이면서 조심스럽게 부를 수밖에 없었다.
"이 자식들이 사람을 무시하고!!"
버렸던 총도 그 사이에 장전한 모양인지 두 손에 총을 들고 두 사람을 향해 총을 쏴대는 그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 무장도 안 한 정한이 다칠까, 저를 감싸 안듯이 있던 정한을 밀쳐냈다. 순간적으로 거리가 멀어진 두 사람에 그는 총을 어디에 겨눠야 할지 몰라 그녀와 정한 사이로 왔다갔다하다가 일단 정체를 모르지만, 그녀처럼 잔재주는 없어보이는 정한을 향해 총을 겨눴다. 유라에게 밀쳐진 정한은 자연스럽게 유라를 향해 시선이 가있었기 때문에 제게 총이 겨눠졌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
정한을 향해 겨눠진 총구에서 총알이 튀어나왔고, 뒤늦게 유라가 속에서 카드가 나오는 총을 꺼내 그가 손에 쥔 두 개의 총을 손에서 떨어트리게 했지만, 이미 늦은 행동이었다. 그가 쏜 총알은 정한의 왼팔을 쓰치긴 했지만, 깊게 쓰쳐간 총알에 정한은 피를 볼 수밖에 없었다. 생각도 못한 아픔에 정한은 윽, 소리를 내며 스친 상처 위로 오른손을 올려 쥐어잡았다.
'정한이 다치지 않았음 해서 이곳에 오지 않기를 바랬는데, 그래서… 그림자처럼 안 보이게,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쥐어주는 것으로 보내려 했던 것인데..'
상처입은 정한의 모습을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바하보던 유라는 뭔가 결심한 듯 정한에게 피를 보인 그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섰다. 두 손에서 총을 놓쳐버린 것에 당황하고 있었던지라 어찌할지 모르던 그는 총 한 개라도 잡자 싶어 가까이 있던 총을 잡기 위해 달려가선 몸을 굽혔다.
철컥-
"넌 내 소중한 제자를 다치게 했어."
하지만 이미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섰던 유라는 그보다 먼저 총을 쥐어잡아 제 밑에 쭈그려 앉아있는 그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지금의 유라는 방송에서도, 괴도로서도 보이지 않았던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그를 내려다봤다. 유라의 눈빛만 봐도 그를 향한 살기가 서려있어 그는 겁을 먹은 나머지 히익, 소리를 내며 주저앉아버렸다.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던 유라는 방아쇠를 당겼고, 그는 겁에 질려 질끈 눈을 감았다. 그 모습을 뒤늦게 보고 정한이 스승님! 하며 외치는 순간, 유라는 팔을 들어올려 넓은 하늘 위에 떠있는 보름달을 향해 쐈다. 메아리처럼 쏘아진 총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지고 나서야 유라는 다 쓴 총을 저 멀리 던져버리곤 나지막하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이건 부탁이 아니라 경고야."
다시는 우리 시민과 내 제자에게 상처낼 생각하지 마.
유라는 그 말을 마치고 나서야 정한에게 달려가 경찰이 올라오기 전에 일단 자리 먼저 뜨자며 정한을 일으켰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유라의 무서운 모습에 멍하니 있던 정한은 번뜩, 정신을 차리곤 상처난 곳을 손으로 덮은 채 바닥에 흘린 피는 없는지 확인하고 나서야 유라와 함께 자리를 떴다.
6.
유라와 정한이 자리를 뜨자마자 옥상 문이 덜컥, 열렸고 경찰 무리가 우루루 몰려들어왔다.
"뭐야, 이게…."
경찰이 들어선 옥상의 상황은 엉망진창이었다. 여기저기 총이 쏴진 흔적들이 보였으며, 바닥에는 총 두 자루가 흘려있고, 그 중심에 이 건물에서 박람회를 주최한 더글라스 에델린, 그가 겁에 질린 얼굴로 주저앉은채 돌처럼 굳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경찰 무리 사이에는 괴도로즈를 끈질기게 쫓아다닌 반장도 있었기 때문에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총은 그녀가 썼을리 만무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그가 총을 불법으로 소지한 것이라 여기며 주위를 돌아다니던 반장은 바닥에 떨어져있는 작은 케이스에 뭐지? 하고 들어 열어보였다. 케이스 안을 본 반장은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케이스를 바닥을 향해 던져버리곤 고개를 확, 들어보였다.
"괴도로즈으으―!!!!!!!!!!!"
반장이 분노하며 던진 케이스 사이로 흘러나온 종이 한 장. 종이 위에는 글귀 하나가 써져있었다.
『 가짜는 두고 갑니다
괴도로즈🌹 』
그렇게 난리통이었던 와중에 진짜 진주, 인어의 눈물을 알아서 가져간 유라였다. 그런 그녀에 반장은 발을 동동거리며 분노해댔지만, 사건 하나를 해결해준 것을 생각하며 화를 누르곤 서둘러 상황을 정리하자며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 사건으로 인해 괴도로즈의 성과가 커짐과 동시에 인기도 많아지게 된 것은 후의 일이다.
소금님..........
진짜 오래전에 쓴 거 뒤늦게 이어쓰고 마무리 한거라 대충 퇴고해서 이상할지 모르지만,,,,,,,,,,,,,, 예쁘게 봐주시구....................
정한이... 괴도명이랑 괴도 모습 알고 싶습니다.......... 정한이가 괴도 제자로서 활약하는 장면 상상하고 싶습니다........................(새벽이라 생각나는대로 쓰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