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해….”
여자애들과의 데이트를 즐기고 오는 길인지 홀로 거리를 걸어가던 토도마츠는 한 손으로 들고 있던 폰을 만지작거렸다. 어디 또 연락할 때가 없을까…. 생각보다 일찍 끝난 일정에 집으로 돌아갈까도 생각해봤지만 집에 일찍 들어가 봤자 심심한 니트 생활을 하게 될 뿐이니 관두기로 하며 폰에 다시 시선을 두려던 토도마츠는 어디선가 많이 본 검은 형태에 발걸음을 멈추고 폰에서 시선을 거둬 검은 형태의 정체를 바라보았다.
“…카라마츠 형이네.”
상의는 어두운 회색의 티셔츠에 그 위로 검은 가죽 재킷을 걸치고 있으며 허리에는 해골 벨트를 차고, 적당히 달라붙는 바지를 입은 카라마츠가 까만 선글라스를 쓴 채 강물이 흐르는 물길 위에 있는 다리에 몸을 기대 서 있는 것을 발견한 토도마츠는 그냥 지나칠까 했지만 마침 심심하기도 하고 잠시 시간 보내기로도 좋을 거 같아 카라마츠를 향해 걸음을 돌렸다. 토도마츠가 다가가는 발소리를 자신에게 관심이 있어 다가가는 여자로 오해한 것인지 카라마츠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쓰고 있는 선글라스 벗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느새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의 바로 뒤까지 왔고 그냥 부르는 것보다는 장난이랑 같이하면서 부르는 게 더 재밌겠지, 라는 생각으로 카라마츠가 고개를 돌리면 볼이 찔리게끔 검지만 들어선 카라마츠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하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카라마츠 형, 여기서 뭐 해?”
카라마츠 걸즈라고 생각됐던 토도마츠를 향해 선글라스를 벗으며 한껏 낮으면서 매력적인 목소리로 입을 열려던 카라마츠는 여자의 목소리가 아닌 어딘가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에 입을 다물곤 선글라스는 그대로 쓴 채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게 되면서 카라마츠는 자신의 볼에 뭔가 꾸욱, 하고 눌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응? 볼에 눌린 것이 뭔지 보기 위해 시선을 내린 카라마츠는 누군가의 검지에서 팔로, 얼굴에까지 닿자 자신의 볼에 검지를 누르고 있는 것이 토도마츠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날 부른 건가? 긴가민가했던 카라마츠는 토도마츠에게서 시선을 떼어 좌우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저를 형이라 부를 사람이라고는 토도마츠 하나뿐이라 설마 하는 마음으로 손가락으로 저를 가리키며 나, 부른 거야? 하고 물어보았다.
"여기에 형 말고 누가 있는데."
형이라고 부를 사람이 자신의 앞에 있는 카라마츠 말고 어디 있다는 듯이 말하는 토도마츠에 카라마츠는 감동한 듯한 얼굴로 울먹이더니 언제 울먹였느냐는 듯 선글라스를 치켜세우더니 이 형이랑 어떤 걸 하고 싶어서 부른 거냐, 턱을 괸 자세를 하고서 힐끗 옆에 있을 토도마츠를 바라보았다. 아니, 바라보려고 했지만 옆에 있어야 할 토도마츠가 보이지 않아 카라마츠는 당황하며 토도마츠가 어디로 갔는지 찾기 위해 좌우로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안 오고 뭐 해?"
언제 저만치 가버렸는지 모를 토도마츠가 살짝 몸을 틀어선 어서 오라는 듯 재촉하는 거처럼 말하자 카라마츠는 오, 오! 서둘러 토도마츠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토도마츠와 나란히 서서 거리를 걸어가던 카라마츠는 힐끗, 힐끗, 토도마츠를 바라보다가 제 시선이 느껴진 것인지 폰을 만지작거리던 것을 멈추고 자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려는 토도마츠에 죄지은 사람처럼 움찔하며 서둘러 앞으로 시선을 두었다. 앞만 보면서도 토도마츠와 걸음을 맞추며 걸어가던 카라마츠는 슬쩍 토도마츠를 바라보았다. 다행히 자신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다시 폰으로 시선을 둔 듯한 토도마츠에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던 카라마츠는 말 한마디도 오가지 않는 이 상황이 어색하기도 해서 볼을 긁적거리다가 말을 걸려고 조심스레 입을 열며 토도마츠를 향해 고개를 돌리다가 어느 물체를 눈동자에 담게 되자 표정이 굳어지더니 토도마츠를 향해 손을 뻗어 자신의 품 안으로 들어오게 당겼다.
"…?!"
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토도마츠는 갑작스럽게 자신의 어깨를 감싸는 손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려고 했으나 누군가의-라고 해봤자 저 근처에 있는 사람이라곤 카라마츠뿐이니-가슴팍에 얼굴을 묻게 되는 바람에 고개를 들 수가 없어졌다. 조금만 움직이면 품에서 살짝 떨어져 고개를 들어 보일 수 있는 토도마츠였지만 자신을 놓지 않겠다는 듯 어깨에 올려진 손에 힘이 들어가 있어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알아서 놓아줄 때까지 기다리지 뭐. 아등바등해봤자 괜히 힘을 빼게 될 거라고 생각을 마친 토도마츠는 그대로 있기로 하며 두 눈을 감았다. 두근, 두근, 하고 규칙적으로 귓가에 울려 퍼지는 심장 소리를 오랜만에 누군가의 품에 안겨 듣자니 포근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조금만 더 제 형의 품 안에 안겨있고 싶다는 제 작은 욕심에 살며시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이며 안겨 있는 토도마츠였다.
토도마츠를 끌어안고 있던 카라마츠는 제 옆을 스쳐 지나간 자전거를 보곤 작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폰을 보고서 걷느라 앞에 자전거가 오는지 모르고 있던 토도마츠에 카라마츠는 그대로 뒀다간 토도마츠가 자전거에 부딪힐 거 같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토도마츠의 어깨를 잡아 제 쪽으로 당겨 안았다. 아슬아슬하게 토도마츠는 다치지 않았고 토도마츠를 다치게 할 뻔한 자전거를 타고 있던 사람을 향해 뭐하는 거냐며 소리치려다가 이미 저만치 지나가 버려 자전거에 토도마츠가 다치지 않았으니 넘어갈까?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곤 안고 있던 토도마츠를 놓아주려고 고개를 숙이던 카라마츠는 자신의 품에 눈을 감고서 안겨있는 막내를 보곤 꼴깍, 침을 삼켰다. 잠깐이라면… 아주 잠깐이라면, 이대로 있어도 괜찮겠지? 작은 욕심을 품고서 고개를 들어 보이던 카라마츠는 오늘따라 더 푸르러 보이는 하늘에 조용히 웃어 보였다.
'오소마츠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도마츠] 마피아 오소마츠와 일반인 쵸로마츠 (2) | 2016.02.25 |
---|---|
[이치카라] 어깨베개 (0) | 2016.02.17 |
오소쵸로 같지만 사실 쵸로오소 임신썰 (0) | 2016.02.08 |
[오소쵸로] 간접키스 (0) | 2015.12.31 |
[카라이치] 꿈 (0) | 2015.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