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축제

커뮤/꽃이 피는 날 2017. 3. 29. 00:48





자신의 코트를 건네주면서 춥지 않다고 한 그녀가 의심스러웠던 준성이지만, 활짝 웃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넘어가기로 하며 코트를 받아들여 입었다. 그때야 안도의 숨을 쉬고는 작게 웃는 그녀였지만 그것을 보지 못한 준성이었다. 준성이 옥상 아래층 교실에서 불꽃놀이를 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자 그녀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에서라면.. 불꽃들을 가깝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좋게 푸스스 웃던 그녀는 마주 잡은 손을 흔들며 학교 안으로 들어가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준성은 그녀와 마주 잡은 손에 살짝 놀라며 그런 그녀의 뒤를 끌려가듯이 따라가 교실로 들어섰다. 그녀는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재빨리 창문을 열어 펑펑, 아름답게 터지는 불꽃놀이를 제 눈에 담기 시작했다. 준성 또한 불꽃놀이를 시끄럽지 않은 장소로 자리 잡아 보는 것은 처음이었던지라 멍해지는 기분에 가슴이 쿵, 쿵 뛰는 느낌을 맛볼 수 있었다. 밤하늘을 수놓는 색색의 불꽃들, 모양도 달라지기도 하며 크기도 달라지는 불꽃들을 멍하니 보던 준성은 어느샌가 고개를 돌려 저를 바라보고는 말을 건네는 그녀에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오늘.. 고마웠어...!”


고마웠다니, 그건 내가 할 말인데. 그녀의 말을 듣고 바로 그런 생각이 드는 준성이었다. 처음 돌아다니는 축제이기도 했지만, 불꽃놀이를 누군가와 함께 가까이서 보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같이 즐겨준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활짝 웃어 보이는 그녀에게 저도 살며시 웃으며 제가 입고 있던 코트를 다시 그녀에게 걸쳐주더니 한쪽 무릎을 꿇고서 바로 자신에게 주지 않게 단추를 한, 두 개를 매어준 후, 그녀와 시선을 마주했다.


“저야말로 같이 와줘서 고마워, 한솜아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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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있는 곳에 시선을 두지 않으려고 애쓰며 얼른 사람이 적은 곳으로 자리를 잡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던 준성은 진땀이 나며 여기에 계속 서 있을 수는 없을 거 같은데 일단 자리를 잡을까, 하는 마음에 작게 숨을 내쉬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려 했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것인지 그녀가 마주 잡은 손을 살짝 흔들며 카페 안 구석진 창가 옆자리로 천천히 걸어가자 준성은 순간적으로 멍해지며 주변에 사람들이 안 보이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선배만 보여…. 몇 개월 차이가 있어도, 경험 차로 이렇게 빛나 보일 수 있구나.'


짜증 나게 눈이 부실 정도까진 아니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녀의 반짝임에 준성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이끌던 대로 가다 보니 자리에 앉은 그녀를 따라 옆에 같이 앉게 되었고 이렇게 앉아도 되나? 아직까지 잡고 있는 손의 거리의 틈으로 그렇게 붙어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녀가 혹 불편해하지 않을까 슬쩍 그녀를 바라보던 준성은 왠지 붉어 보이는 그녀의 두 뺨에 두 눈이 커지며 입을 꾹 다물게 된다. 나와 같이 있는 것이 설, 레는 것일까? 작은 설렘을 안고서 준성은 그녀가 붉어진 제 뺨을 숨기려는 거처럼 허둥지둥거리며 페이지를 넘기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 이거..! 딸기 파르페랑.. 초코 파르페가 여기서 제일 맛있어..! 음..음.. 어떤 거 먹을래..? 다른 것도 먹고 싶으면 다 골라-! 내가 다 사줄게..! 오늘은.. 커..커플 이니까..!"


파르페가 가득한 페이지를 찾아 활짝 펼치고는 준성에게 보여주며 말하던 그녀는 커플이라는 말이 부끄러웠던 건지 열심히 손부채 질을 하며 작게 웃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던 준성은 부끄러워하는 선배의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은 처음이라 새롭기도 하고 귀여워 보이기도 하여 저도 모르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절대로 제 입으로는 그녀에게 귀엽다는 말은 차마 못 하므로 선배가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를 만들며 그녀가 펼친 메뉴판에 시선을 두곤 어느 것을 먹을까 고민하던 준성은 딸기 파르페와 초코 파르페가 제일 맛있다는 그녀의 추천을 떠올리게 된다.


"같이 먹으면 되니까 딸기랑 초코, 갈이 시키자."


저도 시원한 것을 좋아하고, 그녀도 좋아하는 가게라고도 하니 두 개면 적당히 다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시켜보는 준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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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마찬가지로 잘 부탁해, 선배.”


준성은 오늘 하루 커플이 되어 선배인 한솜아, 그녀가 프슬 웃으며 오늘 하루 동안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것에 잠시 멍했다가 저도 잘 부탁한다고 슬 웃어 보였다.


그녀는 준성의 이야기를 듣고는 작게 웃으며 준성의 손을 꼬옥 잡았다. 그녀의 행동에 준성은 흠칫하더니 고개를 들어 저를 빤히 바라보는 그녀를 보고 저도 모르게 시간이 멈춘 듯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 조금 창피해졌는지 두 뺨이 분홍빛으로 물든 그녀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번뜩, 정신이 들면서 홱, 시선을 피해버렸다. 왠지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에 준성은 그녀가 잡지 않은 손등으로 제 입가를 가려 제 얼굴의 열을 식히려 들었다.


“커플.. 이라는 거.. 설정이지만 조금 부끄럽네..! 처음 해보는 거라서 그런가..?”


그녀가 마주 잡은 손을 흔들며 카페로 걸어가자 그제야 준성은 어, 어. 짧은 대답을 하며 그녀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몇 분 정도 걷자 작은 카페가 보였고, 그녀는 카페를 가리키며 짜잔-! 아기자기하지..? 하고 카페를 소개해주었다. 그녀가 엄청 맛있는 곳을 알고 있다며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곳이라고 했던 장소. 그 장소를 살펴보던 준성은 정말 아담해서 여자들만 들어갈 거 같다는 생각에 잠겼다. 일단 그 생각은 둘째로, 지금은 커플이니까 남자가 들어가도 괜찮을 것이다, 준성은 그렇 최면을 걸며 그녀의 손을 잡고서 먼저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딸랑-


여느 카페와 다름없이 카페에 들어오면 사람이 왔음을 알려주는 맑은 종소리가 들려왔다. 아담한 카페였지만 주말이라는 시간이어서 그런지 그곳에 놀러 온 여자들이 몇 명, 준성의 눈에 들어왔다. 눈이 마주친 것도 아닌데 왠지 그 여자들이 남자가 왜 여기에 온 거지? 라는 의문의 눈빛이 제게 오는 듯한 느낌에 애써 여자들이 없는 곳으로 시선을 피했다. 준성은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뭔가 먹으러 온 적도 없을뿐더러, 있어도 방을 잡아 가족과 함께 먹었던 적밖에 없어서 이런 공간이 어색했다. 의지할 사람이라곤 제 옆에 있는 선배, 오늘 하루는 제 소중한 사람일 한솜아, 한사람이었기 때문에 준성은 마주 잡고 있던 손을 아까보다 꼬옥, 하고 잡으며 사람이 적은 곳으로 얼른 자리를 잡아 파르페라는 것을 먹을 수 있길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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