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했던 너의 빛
사람들이 있는 곳에 시선을 두지 않으려고 애쓰며 얼른 사람이 적은 곳으로 자리를 잡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던 준성은 진땀이 나며 여기에 계속 서 있을 수는 없을 거 같은데 일단 자리를 잡을까, 하는 마음에 작게 숨을 내쉬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려 했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것인지 그녀가 마주 잡은 손을 살짝 흔들며 카페 안 구석진 창가 옆자리로 천천히 걸어가자 준성은 순간적으로 멍해지며 주변에 사람들이 안 보이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선배만 보여…. 몇 개월 차이가 있어도, 경험 차로 이렇게 빛나 보일 수 있구나.'
짜증 나게 눈이 부실 정도까진 아니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녀의 반짝임에 준성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이끌던 대로 가다 보니 자리에 앉은 그녀를 따라 옆에 같이 앉게 되었고 이렇게 앉아도 되나? 아직까지 잡고 있는 손의 거리의 틈으로 그렇게 붙어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녀가 혹 불편해하지 않을까 슬쩍 그녀를 바라보던 준성은 왠지 붉어 보이는 그녀의 두 뺨에 두 눈이 커지며 입을 꾹 다물게 된다. 나와 같이 있는 것이 설, 레는 것일까? 작은 설렘을 안고서 준성은 그녀가 붉어진 제 뺨을 숨기려는 거처럼 허둥지둥거리며 페이지를 넘기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 이거..! 딸기 파르페랑.. 초코 파르페가 여기서 제일 맛있어..! 음..음.. 어떤 거 먹을래..? 다른 것도 먹고 싶으면 다 골라-! 내가 다 사줄게..! 오늘은.. 커..커플 이니까..!"
파르페가 가득한 페이지를 찾아 활짝 펼치고는 준성에게 보여주며 말하던 그녀는 커플이라는 말이 부끄러웠던 건지 열심히 손부채 질을 하며 작게 웃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던 준성은 부끄러워하는 선배의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은 처음이라 새롭기도 하고 귀여워 보이기도 하여 저도 모르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절대로 제 입으로는 그녀에게 귀엽다는 말은 차마 못 하므로 선배가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를 만들며 그녀가 펼친 메뉴판에 시선을 두곤 어느 것을 먹을까 고민하던 준성은 딸기 파르페와 초코 파르페가 제일 맛있다는 그녀의 추천을 떠올리게 된다.
"같이 먹으면 되니까 딸기랑 초코, 갈이 시키자."
저도 시원한 것을 좋아하고, 그녀도 좋아하는 가게라고도 하니 두 개면 적당히 다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시켜보는 준성이었다.